나의 이야기

[스크랩] 마리아님 편지 읽어 보셔요~~~

희망선 2016. 4. 20. 00:02

존경하는 마리아님!

 

이리 이리 미약한 저를 크게 봐 주시니  제스스로를 아는 저는 황송하옵게도 넓쭉 큰 절을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제 고향에는  용산이라고 하는  큰 산이 있었어요 .소풍도 가고, 가끔은 저 혼자 외계인을 만나러 산에 올라 산 중턱의 바위에서 몇 시간을 먼  하늘만 보고 무작정 기다리곤 했답니다. 그것은 제 어릴적  외로움에 대한 구원을 간절히 바랬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 가 본 고향은 너무도 나즈막하고 고즈녘한 산이었지요.

그 때로 돌아  가고픈 간절한 생각은 여전하지만, 그렇게 고독했던 아이는 내면의 바탕은 개구장이었던 것이지요.
집에서 혼자서는 소설도 쓰고 사색하면서 고독했지만 학교에서는 오락부장, 커서는 kbs 개그맨으로도 잠시 적을 두다가
내면의 바탕은 지울 수 없나 봐요. 삼성에 다니면서 시를 쓰다가 35살에 등단을 하여서 혼자만의 생각으로 살아 오지만

겸손과 협상의 원리로 문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15년을 모임에 다니지만 모임에서 나이로는 막내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마리아님의 크신 은혜로 저에 대한 자존감이 많이 상승되었습니다.  등단으로 보면 제 나이에 비해서 문단에서 중견이어서

문학단체에서 회장을 하라고 하지만 저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회장이 되면 회장에 걸 맞게 단체에 대한 경제적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절대 감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저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단체에는 회장이 아닌 적당한 임원으로서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경제적인 동물에 예속 되어서 많은 활동을 자제하는 편입니다. 

선배님들이 문화센터에서 문학강좌 하시는 분들이 결강 하시면 저한테 특강 의뢰가 와서 가끔은 특강 정도는 하고 있어요.

 

결론은 제가 일단 일에 치여서 많은 활동을 못하니 어찌 합니까.

마리아님의 고견대로 마음을 잡고 제 복잡한 내면의 세계가 정리되는 대로 문학활동도  진하게 하면서  김삿갓이 유랑하듯 살고 싶습니다.

문단의 사람들에게 줄을 서는 것보다  제 입맛에 맞는 심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마리아님의 남 모르는 아픔과 행복도 듣고 싶고 제 고독하지만 행복했던 소설도 들려주고 싶고

유랑시인되어 여행도 다니고 싶고 로또도 당첨되고도 싶습니다. 하하하  입가에 미소를 짓는 저를 보면서 저는 또 자신에게 한 없이 행복한 느낌에 빠져 버립니다.  

 

----중략---

 

마리아님 !

계사년에는 건강하시고 행복만 연속으로 받아 지겹다고 할 정도로 행복 하셔요.

 

                                                      오승영 올림

                                            

                                 

 

 

출처 : 오승영 시인의 세상
글쓴이 : 오승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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